파주시대

황덕순의 희망을 잇는 사람-12 ‘신 광복군’ 과학인재들을 위한 마음 놀이터

입력 2026.09.01 18:25수정 2026.09.01 18:25파주시대 기자11

황덕순 칼럼위원(前 임진초등학교 교장)

우리나라는 세계지도에 이름이 지워진 적이 딱 한 번 있다.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이 일제에 강제로 병합되어 국권을 상실한 날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35년간 나라가 없었다.

경술국치(庚戌國恥)의 치욕을 걷어내고 잃은 나라를 찾은 날이 1945년 8월 15일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더위를 체험하면서 나라 찾을 소망이 얼마나 간절했을지를 생각하면 무더위가 절로 물러간다.

현재 선진국 클럽 주요 국가들은 남의 나라를 식민지로 두었던 제국들이다. 우리는 식민지를 뼈저리게 경험한 유일한 나라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사에 없는 새 역사를 매일 쓰고 있다.

태극기를 품속 깊숙이 감추고 국적 없이 떠돌던 독립지사와 광복군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초석이었다. 순국선열들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그분들 덕에 선진국 시민이 된 우리 청소년들을 ‘신 광복군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2026년에 이룬 쾌거만으로 가슴이 웅대해진다.

콜롬비아 부카라만가에서 열린 제56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서 참가자 5명 금메달 수상. 리투아니아의 수도에서 열린 ‘제37회 국제생물올림피아드’에서 참가자 모두 금메달 수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제58회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서 참가자 전원이 메달을 획득.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6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표단 6명 전원이 수상했고 2년 연속 만점을 받은 학생도 있다.

중국 선전에서 개막한 국제 경제 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광복 81주년 선물로 물리·화학·생리학·의학·경제 올림피아드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둔 ‘신 광복군들’에 대한 뉴스가 노벨상으로 이어지는 꿈을 꾼다.

노벨상 수상자를 31명 배출한 막스 플랑크 연구소 사례를 보면서 한 발 더 다가설 소망이 생긴다. ‘생각의 탄생’ 저자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예술이 과학적 성공을 이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박학다식한 과학자들에게 공예나 시각 예술로 손과 눈의 협응력, 도구 사용법, 패턴 인식은 실험 역량을 높인다. 글쓰기나 공연 활동으로 연구 결과를 전달하는 능력도 기른다.

막스 플랑크는 선배 물리학자 헬름홀츠의 살롱에서 당대 최고의 음악가 바그너와 그의 부인 코지마, 프란츠 리스트 등과 교류했다. 자신의 집에서 음악회를 열어 과학 네트워크로 활용했다. 아인슈타인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오토 한은 테너 파트를 소화했다. 바이올린 거장 베를린 음대 학장 요제프 요아힘도 있었다. 플랑크의 친구 수학자 룽게도 괴팅겐에서 음악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룽게의 제자 막스 보른은 음악 커뮤니티에서 만난 룽게 딸 친구와 결혼하고 두 사람은 양자역학의 꽃을 피웠다. 음악 네트워크로 연결된 막스 플랑크, 아인슈타인, 오토 한, 막스 보른, 하이젠베르크는 모두 노벨상을 받았다.

1901년부터 2005년까지 노벨상 수상자 전원을 조사한 결과 IQ는 120~130 정도였다. 우리나라 모든 학교, 우리의 앞집, 옆집, 윗집 등 이웃에는 이런 인재들은 차고 넘친다. 밖에 나가면 신바람 나는 과학 인재들이 입시제도에 매몰돼 잃고 있는 창의력을 마음ㅤㄲㅓㄳ 발휘하도록 도외야 한다.

논술을 포함한 입시제도를 또 바꾼다는데 정책을 멈추고 과학 인재들에게 ‘마음 놀이터’를 지공하자. 예술 한다고 노벨상 수상자가 절로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에게는 베를린의 살롱보다 더 우수한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있다.

1995년 바이올리니스트 민유경이 메뉴인 콩쿠르 3위를 시작으로 세계 클래식 콩쿠르를 휩쓸고 있는 ‘한예종’이다. 2025년까지 국내외 대회에 4,151번 수상 중 1위만 1,361번 했다.

한국 음악사는 ‘한예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한예종’은 수많은 명배우와 영화, 연극, 무용, 국악인도 배출했다. 한예종과 우리 과학 인재들의 만남이 노벨상을 정복할 단서로 안성맞춤이다.

작년 경쟁률 24.8대 1로 N 수생이 가장 많은 학교이다. 열네 살 학생도 입학하고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열일곱에 입학했다. 학과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뽑는 ‘한예종’의 DNA와 과학 인재들의 만남은 노벨상 빈칸을 채울 ‘마음 놀이터’가 될 단서이다.

그런 한예종을 특정 지역(남쪽)으로 옮기려는 시도가 있다는데 그 꿈을 접고 과학 인재들의 ‘마음 놀이터’로 연결하자.

경술국치의 수모가 광복 81주년에 거둔 ‘신 광복군’들이 당당한 실적으로 새로운 꿈을 꾸게 한다. BTS의 아리랑이 세계인들이 합창하는 가운데 아시아를 폄하하던 에미상도 백기를 들었다. 제국주의 횡포가 무릎을 꿇았다.

이런 신바람 나는 ‘희망을 잇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파주시대’가 전하게 됨을 감사한다.

파주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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