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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덕순의 희망을 잇는 사람-8 「인생에서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입력 2026.07.21 19:13수정 2026.07.21 19:13파주시대 기자32

황덕순 칼럼위원(前 임진초등학교 교장)

우리는 대자연의 생명 리듬에 맞춰 살아간다. 우리 마음이 평안해야 심장 박동은 최상의 리듬을 유지한다.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음악이다. 음악이 없는 세상은 없다.

예상을 뛰어넘는 무더위와 예측 불허의 폭우로 우리의 삶에 음악 여행을 통해 잠시나마 평안을 얻기 바란다. 우리는 올림픽 첫 금메달, 국제콩쿠르 첫 우승, 올림피아드 우승 소식으로 삶에 활력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짜릿한 여운이 전해 온다. 그 시절 그 감동을 국제무대에서 맹활약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국제무대 데뷔 콩쿠르를 통해 새롭게 느껴보자.

이야기의 실마리는 조성진이 우승한 ‘2015 쇼팽 국제 콩쿠르 대회’에 이어 발표한 NHK 다큐에서 시작되었다. 대회가 끝난 뒤 NHK는 ‘또 하나의 쇼팽 콩쿠르, 피아노 조율사들의 분투’라는 다큐를 발표했다.

다큐를 따라가면 국제 콩쿠르 대회의 치열함과 피아노 제작사들의 물밑 전쟁, 조율사들의 분투를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주최 측 일본은 참가자들에게 미국의 스타인웨이, 이탈리아의 파치올리, 일본의 야마하와 가와이 메이커 피아노를 제공했다.

어느 메이커의 피아노를 다수가 선택하느냐? 우승자가 선택한 피아노 메이커의 명성과 상업적 이해와 함께 피아노 조율사의 역할을 조명했다.피아니스트마다 건반의 터치와 내는 음색이 다르다. 피아니스트가 선호하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은 조율사의 능력이다.

78명의 참가자는 제공된 피아노를 차례로 연주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피아노를 선택했다. 경선 과정 중 자신이 선택한 곡에 적합한 피아노로 바꿀 수 있다. 스타인웨이를 제외한 3개사 조율사는 모두 일본인들이었다. 파치올리사는 백만 명 중 하나로 인정하는 청음 능력자 오치 아키를 스카우트했다.

3차 예선에 오른 10명 중 7명이 야마하, 3명이 스타인웨이를 연주해 일본 피아노 메이커와 조율사가 약간 우세한 듯했다. 본선에서는 2명이 스타인웨이로 바꿔 5대5 상황이 되어 흥미진진했다.

한 달 가까이 치른 경연 최종 우승자는 조성진이었다. 우승자도 조율사도 일본인이 아니고, 피아노도 일본 제품이 아니었지만 조율사들의 분투를 집중 조명한 NHK 다큐 의도가 참신했다.

자국민들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조율사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격려가 부러웠다. 우리의 공영방송도 영국의 BBC나 NHK와 같은 눈으로 국민들 소양을 높이는 날을 기대한다.

우리는 늘 극적인 반전으로 ‘희망을 잇는 누군가’가 나타난다. 당시 삼성문화재단 이재용 이사장이 NHK 다큐를 보고 우리나라 조율사 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구체적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조율사 협회와 협약을 맺고 독일·프랑스·일본 등 전문가들을 초청해 체계적으로 조율사들 교육을 한다. 세계의 우수 피아노 메이커 현장 참여 교육도 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 조율사 수준이 높아져 아시아 피아노조율사협회 총회, 국제 피아노 제조사 및 기술자협회 세계총회를 연달아 개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프로그램 이름도 김대진 전 한예종 총장의 제안으로 ‘피아노 조율사 양성사업’을 ‘삼성 피아노 톤 마이스터(Tone Meister) 프로그램’으로 변경했다.

조율사를 물리적 음정 조정과 기계적 수리에 집중하는 ‘기능인’으로만 보지 말자. 피아노의 음향적 특성을 정교하게 설계해 최상의 소리를 빚어내는 ‘예술가’로 대우하자는 뜻이다.

따듯한 배려와 동반자 정신이 참 아름다. 이 이야기의 후속편은 ‘희망을 잇는 우리들’의 몫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민요 아리랑을 보유한 우리 민족은 이미 삶의 조율사들이다. BTS가 광화문광장에서 세계를 향해 쏘아 올린 그런 무대를 더 만드는 일만 남았다.

인생에서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서로서로 ‘파주 시대’의 조율사들이 되어 삶을 연주자들을 응원하자.

파주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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