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잠만 자고 가는 DMZ는 없다”···파주, ‘슬픔의 땅’에서 ‘평화·체류형 관광거점’으로

민통선 내 제3땅굴 전경. 사진/파주시대 DB
- 방문객은 많지만 주머니는 안 열리는 ‘통과형 안보관광’의 한계
- 군 유휴지 재생, 스마트 출입, 스토리텔링 결합한 5대 혁신 전략
대한민국 안보관광의 대명사였던 파주 DMZ 일대가 커다란 전환점에 섰다. 그동안 도라전망대와 제3땅굴을 둘러보고 몇 시간 만에 떠나버리는 ‘통과형 안보관광’은 지역 주민들에게 경제적 과실을 가져다주지 못했고, 군사보호구역이라는 중첩 규제는 북파주 지역의 인구 소멸을 가속화 했다.
최근 열린 ‘파주시 DMZ 평화관광 포럼’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파주를 1박 이상 머무는 ‘체류형 글로벌 평화·생태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이 공개됐다. 현장에서 도출된 파주 DMZ 관광의 미래 혁신 키워드를 분석했다.
■‘잠드는 관광’으로의 체질 개선··· 순례길과 문화의 결합
핵심은 ‘체류’다. 포럼 참석자들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DMZ를 걸으며 평화를 체험하는 ‘DMZ 평화 순례길’ 조성을 제안했다.
또한, 캠프 그리브스 등 군 유휴시설을 숙박·체험·교육이 가능한 복합 공간으로 재생하고, 유휴 종교시설을 평화누리길 도보 여행객의 숙소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단순한 안보 전시를 넘어 장파리 ‘조용필 음악거리’, 허준 묘역과 연계한 한방 웰니스 치유 프로그램 등 감성과 스토리를 입힌 로컬 콘텐츠 개발이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민통선 내 도라전망대 전경. 사진/파주시대 DB
■촘촘한 군사 규제 뚫을 ‘스마트 출입’과 법제화
방문객의 발목을 잡던 과도한 출입 절차도 수술대에 오른다. QR코드 기반의 스마트 출입 시스템을 도입해 내국인 및 가족 단위 관광객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현행 평화경제특별구역법이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나 국비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파주시가 수도권 규제에서 벗어나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과 함께 ‘관광규제 특례 시범지구’ 지정을 선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민·관·군 상생의 새로운 패러다임
가장 혁신적인 대목은 군과의 협력 방식이다. 군 병력 감소 시대를 맞아 지자체가 예비역 인력을 활용해 민통선 경계 관리(청원경찰 형태)를 일부 분담하는 대안이 제기됐다. 군의 안보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지역에 정착한 예비역을 전문 ‘평화해설가’로 양성해 일자리 창출과 관광의 질적 향상을 동시에 도모하자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또한, 중앙정부·지자체·군·유엔사 간의 3중 구조로 인한 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상설 실무협의체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깊은 공감을 얻었다.
■슬픔의 공간에서 미래 세대의 배움터로
독일이 분단의 장벽을 평화와 민주주의의 교육 자산으로 바꿨듯, 파주 역시 판문점의 글로벌 인지도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 국제기구 인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약됐다.
이번 포럼은 DMZ를 단순한 분단의 흔적이나 냉전의 유물이 아닌, 평화·공존·생태라는 미래 가치를 담은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의적절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제도적 결실과 민·관·군의 유기적 협업이 뒷받침된다면, 파주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평화관광 메카로 거듭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