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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파주 민통선 통일촌에 ‘평화의 속삭임 DMZ 37 박물관’ 개관… 옛 양곡창고의 온기 어린 변신

입력 2026.07.17 08:55수정 2026.07.17 08:55김영중 기자pajusidae@naver.com91

과거 통일촌 마을의 양곡창고로 사용했던 60여 평을 리모델링한 'DMG 37' 전경. 사진/김영중 기자

통일촌 마을 백연리 이완배 이장 기념사. 사진/김영중 기자

- 통일촌 마을 백연리는 탄생부터 남다른 역사 지닌 냉전의 아픔이 서린 곳

-1만여 점의 안보 상품 중 우선 엄선... 2,000여 점의 전쟁 유물과 현대 예술의 만남

- 최전방 경계선서 평화의 가치 세상에 가장 먼저 전파한다

분단의 아픔과 평화의 희망이 공존하는 DMZ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의 특별한 마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통일촌’에 주민들의 염원과 노력을 담은 새로운 평화·문화 공간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7월 16일, 통일촌 마을이 주체가 된 박물관 개관식에는 주요 내빈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의 속삭임 DMZ 37 박물관’의 역사적인 개관식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통일촌 마을은 120여 가구에 550여명의 주민들이 직접 일군 ‘평화의 거점’ 지역으로 연간 8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평화 관광지로, 휴전선과는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특히 ‘DMZ 37’이 위치한 (통일촌 마을)백연리는 탄생부터 남다른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73년, 정부는 이스라엘의 집단농장인 ‘키부츠’를 모델로 삼아 국가정책에 의해 이곳을 전략적 시범 마을로 조성했다. 나라를 지키고 제대한 군인들과 고향 땅을 떠날 수 없었던 원주민들이 뜻을 모아 함께 흙을 일구고 마을을 세운 곳이다.

이러한 만큼 주민들의 자발적인 주도로 탄생한 ‘평화의 속삭임 DMZ 37 박물관’은 냉전의 아픔이 서린 DMZ 접경지역을 상생과 평화의 문화 지대로 전환하는 기념비적인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DMG 37' 박물관 중앙에는 6.25전쟁에 참여했던 각국의 군복 및 군용 물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영중 기자

과거 통일촌 마을의 양곡창고로 사용했던 60여 평을 리모델링한 'DMG 37' 박물관 내부 전경. 1만여 점의 안보 상품 중 우선 엄선한 2,000여 점의 전쟁 유물을 전시했다. 사진/김영중 기자

■ 옛 정부 양곡창고, 평화와 예술을 노래하는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

이번에 개관한 ‘DMZ 37 박물관’은 통일촌 마을의 주소인 ‘통일촌길 37번지’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는 단순한 주소지를 넘어, 가장 최전방 경계선에서 평화의 가치를 세상에 가장 먼저 전파하는 상징적인 이정표가 되겠다는 주민들의 굳은 의지가 담긴 브랜드다.

이곳은 본래 주민들이 땀 흘려 수확한 벼를 보관하던 옛 정부 양곡 수매창고(RPC)였다. 오랜 시간 소임을 다하고 차갑게 방치돼 있던 시멘트 창고를 바라보며 분단의 상흔을 느끼던 주민들은 뜻을 모아 이 공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마을기금 5억 원을 투입하는 등 한마음 한뜻으로 머리를 맞대었고, 마침내 어두운 창고를 평화와 공존을 노래하는 온기 가득한 민간 박물관(연면적 약 138평 규모)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 2,000여 점의 전쟁 유물과 현대 예술의 만남… ‘데니 태극기’ 재현작도 전시

박물관 내부에는 1개의 전시장과 1개의 아트숍(현재 미완성 진행 중)이 마련돼 있으며, 평생에 걸쳐 안보·전쟁 유물을 수집해 온 고인의 유품과 기증품 등 총 1만여 점의 안보 상품 중 우선 엄선된 2,000여 점이 1차로 전시됐다.

이곳에 전시된 유물과 예술품들은 과거 무력과 갈등의 도구였던 것들이 어떻게 예술과 평화의 메시지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역사의 증거들이다.

특히 전시장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보물 제2140호)’를 고증해 현대 동양화 작가 3인(권태섭, 김종호, 연제욱)이 완벽하게 재현한 의미 있는 작품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DMG 37' 박물관 개관식을 축하하는 테이프커팅. 사진/김영중 기자

■ 정·관계 및 문화예술계 인사 대거 참석… 축하와 지지 이어져

이날 개관식에는 박정 국회의원(파주을), 최병갑 파주부시장,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박상돈 통일부 평화교류실 평화경제기획관, 박현석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등 정·관계 인사들과 이하윤 오르세갤러리 관장, 김은경 (사)한국예술명인총연합회 수석부이사장을 비롯한 문화예술계 명인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기념사를 통해 “통일촌은 1973년 실향민과 제대 군인들이 모여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자’는 결의로 일군 땅”이라며, “주민들의 땀과 애정이 서린 옛 창고가 이제는 미래 세대에게 평화의 가치를 교육하는 살아있는 배움터이자, 연간 수십만 명의 국내외 방문객들이 분단의 아픔을 넘어 평화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새겨갈 수 있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축사에 나선 최병갑 파주부시장은 “박물관 개관을 위해 밤낮으로 애써주신 이완배 이장님과 이재주 박물관 관장님, 그리고 힘을 보태주신 문화예술계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DMZ 37 박물관이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파주시에서도 아낌없는 관심과 행정적 지지를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중 기자
pajusid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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