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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업은 약속했지만 책임은?… 파주시 기부협약의 ‘두 얼굴’

입력 2026.10.11 19:43수정 2026.10.11 19:43파주시대 기자62

김영중 편집국장

파주시가 지난 2025년 10월, 조리읍에 조성하기로 한 산악형 골프장 건설 관련, 토지 기부채납자와 체결한 협약서를 둘러싸고 ‘면피성 행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협약 내용에 구체적 지원 명시가 부적절성 논란을 일으키며 행정적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협약서 내부 조항 간 심각한 온도 차와 논리적 모순이 드러나면서, 파주시가 민간의 기부만 챙기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행정적 책임은 쏙 빼놓으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본보가 입수한 조리 산악형 파크골프장 조성을 위한 토지 기부채납 협약서에 따르면, 협약서는 1~8조까지의 체결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3조(역할 분담) 1항에 따르면, “갑은 사업계획 수립. 행정절차 이행. 사업비 화보 및 파크골프장 시설 조성 및 진입도로를 개설한다”이다.

겉으로 보면 파주시가 민간 기부자의 뜻에 응답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처럼 읽힌다. 기부채납자 입장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사업비 확보와 진입도로 개설까지 약속했고, 사업 전반의 굵직한 핵심 업무를 시가 전적으로 맡기로 명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순수한 기부채납시에는 갑(파주시)이 ‘무엇을 해준다’ 라는 조건부가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시 관련 부서에 의견을 물은 결과 “문제의 소지가 있다”라는 답변을 들어 불법의 소지를 행정관청이 한 꼴이 된다.

특히, 조항 뒤에 숨은 제6조(법적 구속력의 부인)를 보면 상황은 180도 뒤바뀐다. 해당 조항은 “본 협약은 우호적 협력을 위한 비법적 구속 문서이며, 어떠한 법적 권리·의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선 제3조에서 파주시가 거창하게 약속했던 사업비 확보, 진입도로 개설, 행정절차 이행 등의 의무가 제6조 한 줄로 인해 언제든 파기될 수 있는 ‘아무런 법적 힘이 없는 공수표’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만약 파주시가 예산 확보에 실패하거나 행정 절차상 문제가 생겨 사업을 중단·지연하더라도, 기부채납자는 파주시를 상대로 어떠한 법적 이행 청구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 3조(역할분담) 조항은 조리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협약 당사자 간 행정적 협력 방향을 확인한 조항이며, 제6조(법적 구속력의 부인) 조항은 MOU 협약서 특성상 법적 의무가 발생하지 않음을 명기한 일반적인 조항이라고 해명했다.

어째든 이 사업은 지난 9월 15일 파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체육과에서 올린 추경 예산안 15억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시가 무모하게 밀어붙이던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초 이 사업은 조리읍 주민 L씨가 부지(조리읍 봉일천리 산 31-1번지 일원, 1만 3,367㎡)를 무상 기부하면서 ‘시민 복지 증진’을 명분으로 시작돼 9홀 규모의 산악형 파크골프장으로, 도로 폭 10m, 길이 227m의 진입도로를 개설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예산이 삭감돼 실제로 사업 진척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협약 체결 이후 기부자 측이 보유한 인접 토지(건축(연)면적 1,722.95㎡, 증축-나동 8,225.83㎡/자연녹지)에 지난해 6월 경 노유자시설이 허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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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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