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대

민주화 현장서 핀 평범한 민초의 얼굴... 이용남 작가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들’ 출판기념회 개최

입력 2026.09.27 18:16수정 2026.09.27 18:16김영중 기자pajusidae@naver.com50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생생한 현장과 그 시대를 살아간 시민들의 일상을 담아낸 이번 사진집의 출판기념회에는 윤후덕 국회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시·도의원, ‘반미양’ 친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뜻깊게 진행됐다. 사진/이용남 작가 SNS캡쳐

- 80년대 민주화운동과 시민들의 일상 담은 사진집 발간

  • - 거창한 역사 대신 보통의 시민들에게 바치는 헌사

“오늘도 남편은 카메라를 메고 현장으로, 약자들 속으로 들어갑니다. 뜨거운 현장을 기어이 렌즈에 담아내고야 마는 남편의 열정과 아름다운 고집에 깊은 경의와 사랑을 보냅니다.” 사진집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들』을 발간한 이용남 사진작가의 부인 김혜경 씨가 남편에게 보낸 글의 일부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의 생생한 현장과 그 시대를 살아간 시민들의 일상을 담아낸 이번 사진집의 출판기념회 및 사진전이 지난 9월 19일 파주시 조리읍 캠프 하우즈 내 ‘평화뮤지엄S827’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윤후덕 국회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시·도의원, ‘반미양’ 친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뜻깊게 진행됐다. 특히 행사가 열린 캠프 하우즈는 2002년 6월 훈련 중이던 미군 장갑차에 두 여중생(효순·미순)이 희생됐던 소속부대 부지로, 이 작가는 당시의 참상을 렌즈에 담아 중앙언론 등을 통해 세상에 알린 인연이 있다.

총 180쪽 분량의 이번 사진집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부터 1990년까지의 민주화 시위 현장을 다루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사진집의 시선이다. 단순히 학생들의 시위 장면만 조명하지 않는다.

최루탄과 화염병이 오가는 거리 주변에서 출근을 하고, 장사를 하며, 가족을 걱정하던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함께 담아냈다. ‘민주화운동 기록집’이라기보다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평범한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진집’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용남 작가의 작품 세계는 크게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큰 역사’보다 그 안의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사라져가는 것을 사전에 기록하는 민첩함 ▲사진을 ‘증거’이자 역사적 기록으로 대하는 태도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단순히 구도나 기술을 감상하기보다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이며, 그 장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되새기며 관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은 사진집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들』 겉표지. 총 180쪽 분량의 이번 사진집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부터 1990년까지의 민주화 시위 현장을 다루고 있다. 사진/김영중 기자

이날 참석자들의 축하와 평가도 이어졌다. 윤후덕 국회의원은 추천사를 통해 “40년의 시간을 건너 우리 앞에 선 사진들이 독자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길 바란다”며 “작가는 시공간을 넘어 민주주의에 대한 올곧음과 연대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정 시인은 “그가 처음 셔터를 눌렀을 때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며 “이 사진집은 과거의 기록에 그치지 않고, 아직 당도하지 않은 꿈들을 향한 응원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인 김혜경 씨는 “40년 동안 필름 속에 잠자던 기록을 마주하며 남편의 찬란했던 청춘을 깨달았다”면서 “험난했던 시절을 버텨 오늘을 선물해 준 이웃들의 얼굴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용남 작가는 “거창한 역사를 기록하기 위함이 아니다. 엄혹한 독재 시절, 침묵할 때 침묵하고 함성을 질러야 할 때 함성을 지르며 역사의 무게를 온몸으로 지탱해 온 ‘보통의 시민들’에게 바치는 헌사”라며 SNS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용남 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현장 기록 사진가다. 민주화운동과 노동 현장은 물론, 미군기지와 기지촌, 고향인 파주 지역의 풍경과 사람들을 오랫동안 기록해 왔다.

대표 사진집으로는 『우리 땅 이야기』, 『자연마을 사람들』, 『어머니의 손수건』, 『오현리 사람들』, 『어머니의 품 파주』, 『리비교 가는 길』 등이 있다.

특히 1953년 임진강에 군사용으로 건설됐다가 2016년 폐쇄, 2020년 철거된 ‘리비교’를 다룬 사진집은, 사라진 다리와 그 주변의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는 중요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김
김영중 기자
pajusid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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