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주다” 이계순 자서전 발간

“포주는 내 직업이요, 우리 동지들의 직업”

입력 : 2026-04-03 20:41:31
수정 : 2026-04-03 20:41:31

이계순 저자는 인사말에서 김경일 시장을 향해 "우리도 동등한 사람 대우해 달라. 우리의 심장도 당신과 똑같이 뛰고 있다"라며 당당하게 외쳤다. 사진/김영중 기자

[파주시대 김영중기자]= “울림없는 메아리가 될지라도”... 저자의 책 첫장에 사인과 함께 적혀 있는 아픈 사연이 묻어 있는 글귀다. 

용주골 대추벌의 대모라 불리는 저자 이계순<사진> 자서전 “나는 포주다”를 펴내면서 문학박사 핸섬킴이 진행하는 저자와의 만남 ‘이계순 토크쇼’가 3일 프리마루체 연회장에서 진행됐다.

이계순 저자가 자서전을 발간하게 된 계기는 딱 하나라고 꼬집는다. “나한테, 우리한테, 범법자라는 프레임을 씌운 채 인간 대우를 안 하는 김경일 파주시장에게, 너무 분하고 원통하고 우울해서다. 포주도 범법자가 아니라 살아 있고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을 뿐” “포주는 내 직업이요, 우리 동지들의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포주 생활을 하며 번 돈으로 아들 딸을 가르키고 키웠다. 파주시민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별 세금 다 냈다. 봉사활동까지 해 가며, 가계를 책임져 왔다. 나는 여느 사람들과 다를 것 없는 그저 사람 냄새나는 사람일 뿐이다”라고 역설했다.

특히 “나의 이 자서전은 바로 그런 김경일에 대한 항변이기도 하다. 김경일 시장이 저렇게 나오는 것은 파주 시민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자신의 입지와 정치적 성과만을 위해 포주들과 종사자들을 제일 만만하게 보고 저러는 것”이라고 김 시장에 대한 속내를 내비쳤다.

파주 용주골로 와 포주로 산지 어언 25년이 된 저자 이계순은 왜 포주가 됐을까? 그는 1953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춘천상고를 졸업하던 날, 남자를 만나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건달이었던 남편은 밖으로 나돌기 일쑤고, 폭력까지 휘둘렀다. 자식들을 먹여 살리려 서울 화양리에서 포주가 됐다고 회고했다. 

"나는 포주다" 이계순 자서전 책 표지

303여 쪽 책은 ▲파란만장했던 젊은 시절 ▲그 돈 모았으면, 63빌딩도 내 거야 ▲포주가 되다 ▲이제는 싸움뿐이다 ▲내가 본 이계순 등 5편으로 제작됐다.

문학박사 핸섬킴은 추천사에서 “‘이계순의 나는 포주다’는 한 여성 포주의 일대기를 넘어, 대한민국이 어떻게 걸어왔는지, 그 한 단면을 보여주는 역사책이기도 하다. 책을 쓴 사람을 우리는 ‘작가’라고 부른다. 그런 점에서 이계순은 작가다. 작가 이계순은 이 책을 파주시장과 파주시청 공무원들, 파주시 경찰들이 제일 먼저 읽어보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창이든 공창이든 대한민국에서 ‘성매매 산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면 좋겠다”라며 자신 있게 추천했다.  

전국철거민연합 남경남 의장은 축사를 통해 “포주는 자본국의 산물이다. 이분들의 책임이 아니다. 성노동자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 탄압을 받는 가운데서도 훌륭한 책을 만들었다”고 추켜세웠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은 “저자를 생각하면 눈물난다”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이계순 저자는 “일상을 같이 하고 항상 옆에서 서로 배려하며 우리 같이 일상을 같이 해준 동지들, 또 지역 주민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라며 “제가 소망이 있다면 시장님께 한 말씀 꼭 드리고 싶다. 그냥 무조건 적이지 말고 그래도 대화로서 풀어나갈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정말 좋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안 계시지만 시장님께 한 말씀 드리고 싶다. 직업이 하찮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마시고 우리도 동등한 사람 대우해 달라. 우리의 심장도 당신과 똑같이 뛰고 있다”라며 당당하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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