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평화원 이준화 원장<왼쪽 2번째>이 김봉녀 어르신<오른쪽 2번째>에게 감사패 전달후 기념사진. 사진/김영중 기자
[파주시대 김영중 기자]= “저는 평화원에서 생활을 했고 곧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최00입니다. 후원자님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저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큰 용기와 방향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곧 떠나지만 누군가가 저희의 삶을 응원해 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남아 있는 동생들에게는 든든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최은영(고 3학년) 원생이 후원자 앞에서 감사의 마음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이 최우선"이라며 평생 모은 재산을 쾌척한 80대 김봉녀(86) 할머니의 진심어린 마음이 지역사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6.25 전쟁고아를 위해 설립된 75년 역사의 아동양육시설 파주 평화원에 ‘평생 모은 재산’을 기탁한 김봉녀 할머니가 노후시설 개선 및 자립 지원을 위해 '천사' 역할을 한 것이다.
2026년 2월에 전란의 폐허 속에서 시작돼 75년 동안 소외된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온 김 할머니가 조금은 늦은 새해에 ‘평화원’을 찾았다.
지난 2월 2일 금촌동 주민 김봉녀 어르신은 평생 모은 7000만 원을 아동들의 안전한 환경 조성과 성장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파주읍 연풍리에 소재한 평화원을 방문해 이준화 원장에게 전달했다.
이번 기부는 단순히 큰 액수를 넘어, 평화원이 가진 75년의 진정성을 신뢰한 한 시민의 평생이 담긴 결실이라는 점에서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김봉녀 어르신은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하며 평생 정성껏 모은 자산을 가장 가치 있는 곳에 쓰고자 고민하던 중, 평화원의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결심했다.
기부자는 전달식에서 "평생을 아껴 모은 이 돈이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평화원이 조금 더 쾌적해지고, 아이들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데 쓰여지기 바란다"고 전했다"
전국에 아동복지시설을 위해 설립된 사회복지시설은 많지만 최초 설립자(최애도)가 현재까지 생존해 계신 시설은 평화원일 뿐이다. 지금은 최초 설립자 최 명예 이사장(원장)의 뒤를 이어 딸인 평생 학생들의 교육을 가르친 이준화 원장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 75년의 역사, 그러나 낡은 시설과 부족한 지원비… 김봉녀 할머니의 도움으로 마무리 한다.
평화원은 이번 기부금을 통해 가장 시급했던 옹벽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75년이라는 긴 역사는 평화원의 자랑이지만, 동시에 노후화한 시설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기도 하다.
평화원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금만으로는 아이들에게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성인이 돼 시설을 떠나는 아이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해 주기엔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번 어르신의 기부가 마중물이 돼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원 원생 최은영양이 김봉녀 어르신에게 직접 쓴 편지로 원생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의 전했다. 사진/김영중 기자
■ 김 할머니가 말하는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하는 가장 가치 있는 방법은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인 ‘평화원’”과 동행하는 것
평화원은 현재 시설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각종 교육, 자립 자금 마련 등을 위한 정기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80대 어르신의 기부 미담은 평화원이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임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평화원 이준화 원장은 "75년 전 처음 문을 열었을 때처럼, 우리는 여전히 아이들이 세상에서 홀로 서지 않도록 돕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며 "75년 전 처음 세워진 이 보금자리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사회의 끊임없는 사랑 덕분으로 75년의 역사를 이어온 평화원이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김봉녀 어르신의 숭고한 나눔이 마중물이 돼 제2, 제3의 천사들이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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