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여행>-“오늘 하루 파주를 읽고, 듣고, 느끼고 왔습니다.”

하루가 빚어낸 풍경 ‘파주여행택시’와 함께한 느린 여행의 미학

입력 : 2025-08-07 21:06:22
수정 : 2025-08-07 21:06:22

민태윤 가족의 파주여행, 함께한 파주여행택시를 배경으로 한 컷. 사진/김명익 객원기자


파주여행택시 로고

[파주시대 김명익 객원기자]=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어쩌면 익숙한 거리지만, 제대로 걷고 듣고 느껴본 적은 없었던 그곳, 파주. 무심코 지나쳤던 고요한 역사와 감성적인 마을 풍경을 ‘느린 속도’로 음미하게 해준 건, 다름 아닌 ‘파주여행택시’였다.

● 파주를 가장 파주답게 여행하는 법
파주시가 운영하는 ‘파주여행택시’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이동은 물론이고, 문화해설까지 겸하는 전문 기사와 함께하는 소규모 맞춤형 투어 서비스다. 특별한 건, 이 기사들이 단순 운전자가 아니라, 파주 곳곳을 스토리로 풀어내는 해설자라는 점이다.

이 서비스는 파주시청 홈페이지, 전화 예약, 티머니 GO, 구글폼 예약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3시간 기준 요금은 7만 원이다. 

요즘처럼 7~8월 이벤트 기간엔 50% 할인까지 적용돼 3만5000원에 ‘해설이 있는 택시여행’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다양한 선물이 준비돼 이용객에게 기쁨을 제공한다. 더구나 미취학 및 초등 자녀가 있다면 ‘초콜릿 만들기 키트’ 선물도 덤으로 챙겨준다.


● 하루 만에 파주를 ‘제대로’ 담아내는 코스들
파주여행택시는 기본코스를 총 5개로 구성하고 있다. 각자의 취향에 맞춰 선택하거나, 직접 조합해 조정할 수도 있다.

대표코스는 출판 문화와 평화가 교차하는 파주출판도시-오두산통일전망대-임진각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동남코스는 고요한 왕릉과 천년 고찰이 어우러진 파주삼릉-보광사-마장호수 출렁다리를, 동북코스는 파주 이이 유적-감악산 출렁다리를 다녀오며 서남코스는 예술과 감성의 공간 헤이리 예술마을-파주장단콩 웰빙마루-파주 장릉을, 서북코스는 황희선생유적지-임진각 관광지-율곡수목원를 둘러볼 수 있다.

가족 여행객 김한글(79)씨는 동남권 코스를 이용하며 잊지 못할 하루를 남겼다. “외손주 민태윤(9)의 여름방학을 맞아 뜻깊은 가족여행을 왔다. 태윤이가 어려서부터 바퀴 달린 물체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자동차에 관심도가 높았는데 자동차에 어느 정도 섭렵하자, 이내 또 다른 교통수단으로 관심이 옮겨갔다.”라며 외손주를 소개한다. 

같이 온 태윤이 할머니도 소개하더니 “원래는 가족여행으로 포항을 가려 했는데, 태윤이가 GTX에 관심을 표하면서, 운정중앙역을 못 가봤으니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부랴부랴 행선지를 바꿔 파주에 오게 됐다”라며 허허하고 웃는다. 

운정중앙역을 출발한 파주여행택시는 운정 신도시를 빠져나와 마장호수가 있는 광탄 방향으로 힘차게 달려 도착했다. 오늘따라 몹시 무더워 여행객은 마장호수 둘레길 산책을 포기하고 출렁다리만 다녀오기로 했다. 출렁다리 중간쯤에 이르자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몇 군데 포토존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입구에 있는 카페에 들러 무더위를 잠시 피했다. 

위례신도시에 거주하는 민 군은 “미래별초등학교 3학년이다. 운정중앙역까지 GTX를 타고 왔는데, 생각보다 조용하고 빨라서 좋았다. 오늘 할아버지, 할머니랑 출렁다리에서 사진도 찍고, 택시 기사가 전해준 푸짐한 선물도 받아 기분이 좋다. 친구들에게 파주에서 찍은 사진과 선물 자랑할 거다! 신문에 내 얼굴과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정말 신기하고 기대된다”라며 한껏 들뜬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한다. 


● 느리게, 하지만 깊게. 파주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속도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운전과 해설, 때에 따라서는 사진 촬영까지 동시에 해주는 기사들의 따뜻한 태도다. 이들은 파주시가 직접 선정하고 교육한 시민 가이드이자, 파주의 살아있는 설명자들이다. 

“내가 태어난 곳, 살아온 곳의 이야기를 나누는 건 큰 보람입니다. 파주는 조용하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강한 이야기를 가진 도시예요.”라는 여행택시 기사의 말이 생각났다. 특히나 가족 단위 여행자, 중장년층, 또는 파주를 처음 찾는 여행자에게는 복잡한 동선 없이 ‘말 걸어주는 풍경’이 있는 이 여행 방식이 딱 알맞다.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이 많은 시대지만, ‘느리게 그러나 깊게’ 걸을 수 있는 도시가 있다는 건 참 다행이다. 그리고 그 여행의 속도를 정해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친절한 한 사람의 ‘파주여행택시’ 기사이다. 

“오늘 하루, 파주를 읽고, 듣고, 느끼고 왔습니다.” 당신도 그런 하루를 원한다면, 다음 파주행에는 운전대가 아닌 여유 있는 뒷자리에 앉아보길 추천한다.

● 여행자에게 전하는 한마디 
▲최소 3일 전 예약 필수(파주시 문화관광포털, 전화 모두 가능) ▲코스를 정하고 싶다면, 미리 희망 명소를 정리해 전달하면 해당 기사와 조율 가능 ▲최대 4인 탑승 가능(여유로운 소규모 여행 추천) ▲여름철엔 할인 혜택과 이벤트가 풍성하니 꼭 확인할 것

● 파주여행택시 예약방법
예약방법은 파주시청 홈페이지, 전화예약, 구글폼 예약, 티머니 GO앱 등 다양하다.
1. 파주시청 홈페이지> 문화관광>관광명소>코스별>파주여행택시> 온라인예약, 또는 예약센터 
2. 전화예약(031-957-4311, 공정투어)
3.구글폼 예약(https://forms.gle/M1kgSPeAMjnkCKyr6
4. 티머니 GO 앱 예약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