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파주의 ‘고인돌’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포함되어야

입력 : 2020-03-31 20:25:58
수정 : 2020-03-31 20:25:58


이윤희 논설위원

-파주는 한강이북지역 최대의 고인돌 집단 분포지역
-임진, 한탄강 유역 선사인들의 생활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적
-각종 개발에 앞서 보존대책 마련 절실

임진강, 한탕강 유역은 선사시대 선사인들의 집단생활 흔적들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현재까지 잘 남아있는 곳이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유적지를 비롯해 적성면 주월리, 가월리 구석기 유적지(국가 사적 제389호), 파평면 금파리 구석기유적지(비지정) 등을 통해 학계에서는 한반도 최초 인류의 태동을 임진, 한탄강유역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파주지역의 동서를 가로질러 흐르는 임진강 유역은 구석기시대를 지나 신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로 이어지는 선사시대에 선사인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살기에  가장 적합한 자연환경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따라서 선사인들의 집단 거주유적 및 무덤, 생활흔적들이 임진강 연안지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최근 법원읍을 지나는 도로공사 과정에서 신석기시대 거주지 유적이 발견되었으며 운정신도시 개발과정에서도 다수의 선사시대 유적들이 발견 보고된바 있다.  

특히, 파주 임진강 유역은 청동기시대 선사인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인돌 유적이 드넓게 무리를 이루며 분포하고 있다.

현재 월롱면 덕은리 지석묘 및 주거지(국가 사적 제148호)를 비롯해 교하 다율리, 당하리 지석묘(경기도기념물 제129호), 진동면 하포리 지석묘(파주시 향토문화유산 제26호)등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나 이들 지정된 고인돌 유적 이외에 상당수의 고인돌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7년 파주시에서 세종대학교박물관에 의뢰해 교하 심학산에 대한 고인돌 조사결과 12기의 고인돌과 18기의 추정 고인돌이 조사보고된 사실이 있다. 또한 문산읍 내포리 산업단지 인근 야산에서도 여러 기의 추정 고인돌 유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파주지역의 임진강 연안을 끼고 있는 지역들에서 상당수의 고인돌 유적이 발견되고 있으나 체계적인 조사나 발굴, 문화재지정 검토등의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파주시 교하지역에는 아직도 상지석리(上支石里, 윗괸돌), 하지석리(下支石里, 아랫괸돌)라는 법정리가 남아있을 만큼 고인돌 유적이 많을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각종 개발 과정에서 수 많은 고인돌 유적이 훼손되거나 심지어는 다른곳으로 이동되는 등 고인돌 유적의 보존 노력이 미흡한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교하 다율리, 당하리 지역에서 발견된 고인돌 유적들이 조리읍 봉일천리 장곡체육공원과 파주읍 봉서리 통일공원내로 이동해 조경용으로 설치된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타지역인 충남 온양민속박물관 야외전시관에도 파주의 고인돌 3기가 옮겨져 전시된 사실도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의 고인돌 유적은 세계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인정되어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물론 그 유적의 범위가 고창, 화순, 강화로 특정되었지만 우리 파주지역의 고인돌 분포현황 및 현존상태 등을 볼 때 파주시는 한강 이북지역 최대 고인돌 밀집지역으로 세계문화유산의 범주에 마땅히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파주지역 고인돌 유적에 대한 전수 조사와 함께 보존대책 마련, 문화재지정 추진 등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파주시는 이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4기를 보유하고 있는 자랑스런운 도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세계문화유산을 갖게 된다면 파주시는 고품격 문화도시로서의 위상과 자긍심을 갖추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