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진 광탄면 주민자치회장. 사진/김영중 기자
[파주시대 김영중기자]= 조선의 병란이었던 임진왜란 당시, 한 무명의 무장과 그의 충직한 말이 남긴 숭고한 충절의 이야기가 400년이 지난 오늘, 파주시 광탄면에서 다시 되살아 났다.
광탄면 주민자치회(회장 신용진)는 6월 14일 광탄면 발랑2리 소재 ‘의마총’에서 「의마총에서 광탄주민들과 다함께」라는 주제로 지역 향토문화유산 알리기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신용진 주민자치회장을 비롯 고준호 경기도의원, 연안이씨 청련공파 종회 이철진 회장과 임원, 김영철 기산2리 이장, 이종석 용미2리 이장 등 광탄면민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는 파주시가 추진하는 2025년 자치계획 의제실행의 일환으로, 광탄면 주민자치회 지역현안분과(분과장 장정욱)에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파주시 향토문화유산 제36호 ‘의마총’의 역사적 가치와 교육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자 마련됐다.
의마총의 주인공은 조선 중기의 무인 이유길 장군이다. 현재 의마총은 관련 안내판이나 역사 해설 인프라가 부족해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가 주도적으로 문화유산을 되살리고 시민 교육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행사는 이철진 연안이씨 청련공파 종회장이 선조이신 이유길 장군(본관 연안, 1576~1619)에 얽힌 이야기와 의마총에 얽힌 역사 이야기 전달에 이어 시인 김명희씨의 의마총을 주제로 한 축시, 사물놀이패 공연, 아나바다 장터가 열렸다.
신영진 주민자치회장은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계승돼 왔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충절의 정신을 알리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병조참판을 지낸 이유길 장군(추후 영의정 시호 받음)과 그의 의로운 말이 보여준 충절의 정신을 후손들에게 전승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나라와 민족을 위한 충의와 애국심을 심어주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특히, 파주 광탄면에 소재한 이유길 장군 관련 의마총은 전국 10여 곳의 의마총 중 유일하게 임금이 하사한 곳으로 역사적, 교육적 가치가 있는 향토문화유산이다.
이유길 장군은 정유재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의 휘하에 들어가 명량해전 등에서 공을 세웠다. 이후 조선 광해군 때에 후금이 명을 침략하자 명나라 원군으로 출정했다가 1619년 심하 전투(현 중국 심양지역)에서 전사했다.
이유길 장군은 전사하기 전, 입고 있던 한삼 소매를 찢어 ‘삼월사일사’(三月四日死)’ 다섯 글자를 써서 말갈기에 맨 뒤, 말을 집(광탄)으로 돌려보냈고, 말은 3일(1,000km) 동안 밤낮으로 달려 집에 도착해 이유길 장군의 죽음을 알린 뒤, 구슬피 울다 쓰러져 죽었다는 이야기가 『심암유고』, 『연재집』, 『연려실기술』 등에 전해진다.
광탄 풍물패의 사물놀이패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뒤로 보이는 것이 이유길 장군의 묘역이다. 사진/김영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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