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순 칼럼위원(前 임진초등학교 교장)
봄이 성큼 다가왔다. 학교는 디지털 시민으로 태어나 AI 시대를 선도할 학생들 맞을 준비로 활기를 띈다.
아이들 손에는 디지털 시민의 필수품인 핸드폰이 들려있다. 등하교 상황과 방과 후 부모와 소통을 위한 필수도구이다. 축복받은 세대들에게 AI 시대를 주도하며 살도록 돕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선물해야 할까?
먼저 먹을 것, 일할 곳,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앞이 안 보이던 암울한 시대 선진국 기자들이 쓴 기사가 본 대한민국의 거울이다. 시간여행을 통해 참담했던 현실에서 ‘희망을 이은 길’을 발견할 수 있다.
1953년 10월. 영국 가디언지 특파원. “거리마다 무너진 건물들뿐이다. 집이 없어 판잣집과 천막에 산다. 신발 없이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겨울을 어떻게 지낼지 상상조차 끔찍하다.” 같은 해 11월. 프랑스 르몽드지. “한국은 국가라고 부를 수 없다. 원조로 연명하는 거대한 난민촌으로 폐허일 뿐이다”
1954년 3월 미국 타임지의 특집 기사. “인류 역사상 가장 완벽하게 파괴된 나라. 전쟁 전 2,000만이던 인구가 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로 2,500만 명 넘는다. 먹을 것이 없는데 사람은 넘쳐난다”
1955년 1월 세계은행 보고서. “이 나라가 30년간 원조를 받아도 자립 경제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 30년간 지속적인 원조가 필요하고 그마저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1955년 9월 한국 정부는 초등학교 의무교육을 발표하고 학교부터 짓는다.
1956년부터 1960년 사이 3,247개 학교를 세웠다. 1957년 4월 일본 경제학자가 도쿄대학에서 “한국이 일본 수준의 경제를 이룩하려면 최소 100년은 걸릴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한국 정부는 우선순위를 잘못 잡았다, 배고픈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책이 아니라 빵이다.”라고 하는데 한 마디도 반박하지 못했다.
1959년 뉴옥타임즈 기사. 청계천 판잣촌의 야학 교실에서 “40대와 10대 노동자가 함께 한글을 배운다. 전구 하나 켜놓고 서른 명이 공책에 한글을 쓴다. 이들의 눈빛이 너무 진지해서 놀랐다”며 기사내용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1960년 3월. 한국의 초등학교 취학률이 96%를 돌파했고 그 이후 문맹은 사라졌다. 이 기적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배움의 파동이 시작된 5천 년 역사의 단 하루가 있었다. 그날을 한국고전번역원 ‘신역 세종실록 37’이 이렇게 증언한다.
“주상(세종)이 언문 28자를 친히 만들었다. 초성·중성·종성을 합치면 글자가 이루어진다. 모든 것을 쓸 수 있고 무궁하게 응용할 수 있는 ‘훈민정음’이다.” ‘희망을 잇는’ 세종의 꿈. 대한민국의 새 문명의 key가 탄생한 날의 기록이다.
그 문명의 KEY로 새로지은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세계사에 단 한 번도 없던 기적을 만들어냈다.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는 세종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런데 세계가 놀라는 새 문명의 도약과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가 발생했다. AI 시대 폰만보는 학생들. 긴 글 읽기를 ‘구세대 유물’ 취급하는 학생들. 경험을 유튜브로 한다. 2026년 학교는 우리 아이들에게 현실의 반대는 비현실이 아니라 가상현실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가상현실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경험, 풍부한 자극, 자연의 아름다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매력적인 세계로 안내해야 한다. 세종의 꿈을 잇는 훈민정음 창제에 버금가는 결단이 필요하다.
AI 시대 인재들은 긴 글을 꼼꼼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AI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정확한 명령을 내리고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문해력이 절대적이다. 엔비디아 젠슨 황도 “이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는 인간의 언어”라며 ‘언어 능력’이 앞으로 핵심 능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비아냥을 놀람으로 바꾼 첨단 문명의 비결이 선생님들의 독서교육이었다. 교장선생님들과 부모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학교에서는 아침 독서, 저녁에는 가정에서 책 읽는 독서 습관을 길러주세요. 입학과 진급 선물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다 읽으면 서로 돌려봄으로 공감하는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지독한 가난을 풍요로 바꾼 문맹 퇴치의 KEY가 한글입니다. 한글 책 못 읽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한국독서학회장은 “문해력이 AI 시대의 생존 기술이다. 문해력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 독서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한다.” 책 읽는 학교, 책 읽는 가정, 책 읽는 사회, 책 읽는 나라가 ‘희망을 잇는 사람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세종의 꿈을 현실로 잇는 책 읽기 지금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