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아 칼럼위원
(사)한국문인협회 회원(중앙/파주)
달님을 목에 걸고-6
“이것 말인데요, 끝에 찔리면 아파요?”
“그럼, 잘리기도 해.”
아마 입 안에 들어온 무엇을 이빨로 물어뜯거나, 머리를 들이밀고 힘껏 밀어 버릴 것처럼 생겼어요. 그제서야 꼬맹이는 그 뼈의 날카로운 모양이 왜 뾰족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지요.
‘이 날카로운 뼈를 목에 걸면 좋겠어. 그럼, 아무도 얕보지 못할 거야.‘
꼬맹이는 날카로운 뼈가 마음에 들어서 뼈를 냉큼 손에 집어들었어요. 오른손으로 꼭 쥐고 누나들한테 갔어요.
누나들한테 목걸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보려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꼬맹이는 멈칫 하더니 고개를 저었어요.
‘아니지, 이젠 내 손으로 만들어 보는 거야.’
꼬맹이는 뭐든지 혼자 힘으로 해결하고 싶었던 거예요.
누나들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하면 꼬맹이의 뜻이 아무리 깊어도 무시되는 줄 알고 있었거든요. 질문이 있은들 속으로 삭여야 했고요. 집 안에서는 누나들의 뜻이 법이요 진리였어요.
그러나 형들이나 삼촌들은 달라요. 일을 시키기 전에 꼬맹이한테 먼저 물어 봤어요.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를요.
꼬맹이는 그러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도 생각하려고 애썼어요. 생각을 들어 주려는 어른이 없다고 해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사냥을 배울 때도 비슷해요. 슴베를 만들 때 대왕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지시하지 않으시거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물어 보세요. 그러면 할아버지께 답하기 위해 형들은 많이 생각하고, 날을 갈아 보고, 됐다 싶으면 보여드려요.
열심히 하는 누나들에게 미안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엄연히 달라요.
누나들은 조개에 구멍을 뚫고 실을 꿰어 목에 걸어 봤어요. 사실, 꼬맹이의 눈에는 실을 만드는 것도 신기해 보였어요. 나무줄기를 가락바퀴에 넣어서 이으면 튼튼한 실이 되어 나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