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아 칼럼위원(한국문인협회 회원(중앙/파주))
고인돌 이야기-5
꼬맹이도 가족들처럼 날이 밝자마자 고인돌을 찾아갔어요. 할머니가 아침상을 차리고 꼬맹이를 찾을 때에도 꼬맹이는 집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어요. 꼬맹이는 고인돌 앞에서 몸을 곧게 세우고 늘이기를 여러 번 했어요. 대왕 할아버지와 키 크기 약속이라도 한 듯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고인돌 언덕을 올랐답니다.
꼬맹이가 늘 그렇게 키 크기 체조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혼자서 늦은 아침식사를 해요. 할머니가 차려 주신 밥상 앞에 대왕 할아버지처럼 앉아서 혼자 밥을 먹었어요.
할머니한테는 손주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쁘다고 해요. 손주 사랑이 깊어서 상을 몇 번이고 차려도 괜찮다고 하신답니다.
꼬맹이는 아침마다 잠에서 깨어 일어나면 가장 먼저 대왕 할아버지를 찾아, 꼬박꼬박 인사를 하고 하루를 시작했었지요. 그러니 얼마나 귀하디귀한 손주예요. 한 번도 아니고 늘 그랬으니까요. 습관이 되었죠.
대왕 할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기로 이름난 분이기도 하지만, 꼭 그런 이유로 인사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에요.
마을에 가뭄이 들어 비를 바라거나, 농사가 잘되기를 빌 때도 사람들은 언제나 대왕 할아버지를 찾았어요. 대왕 할아버지께서 기도를 드리시면 뭐든지 이루어기도 했어요.
꼬맹이가 대왕 할아버지를 찾아다니는 것에 대해서, 어른들은 심부름을 하는 줄로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꼬맹이의 행동은 마을에서 제일 큰 어른에 대한 예의랍니다.
대왕 할아버지의 뜻을 전해 오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전해 드리기라도 하는 듯 자주 가는 것 같아 보였어요. 꼬맹이 마음은 언제나 그렇게 대왕 할아버지께 닿아 있었으니까요.
꼬맹이는 대왕 할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얼른 키가 커서 대왕 할아버지의 슴베를 만들면 꼭 와서 보여드리겠다고 말이에요.